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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기념관

화약의 기원

불로장생과 화약

▲ 위백양(魏伯陽)의 ‘주역참동계’

인류 최초의 화약은 황, 초석, 목탄 등을 배합한 흑색 화약과 매우 비슷한 조성물이었다. 화약의 발상지나 발명 과정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론이 있지만 대체로 중국의 연단술에서 파생되었다고 보고 있다. 원래 연단술은 서구의 연금술과는 별개로 중국의 도교 사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안의 하나로 발전했다. 연단술에서는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을 불로장생의 약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며, 특정한 방법을 사용하면 이들 귀금속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실제로 도교의 원조인 노자(BC 350년경)를 비롯한 당대의 지식인과 방사(方士·신선술을 연마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고 전해온다.

초기의 연단술에 관해서는 한-위시대의 위백양(魏伯陽)이 BC 220년경에 저술한 세계 최고의 연단술서 <주역 참동계>에서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비금속에 유황이나 수은 등을 작용시키고 '金木水火土'의 오행과 '靑赤黃白黑'의 오색을 결합시키면 금과 같은 귀금속이 함유된 단약이 제조되는데 이를 복용하면 선인이 돼 불로장생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어서 한무제 시대에 준남왕(准南王)이었던 유안이 방사들에게 저술시킨 연단서인 <준남자>에는 황백술에 관한 기사가 있다. 황백술은 단약을 만들기 위한 금과 은의 제조 기술로서 여기서 황은 금을 의미하며 백은 은을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소(消·초석), 류(流·황) 및 탄(炭)을 섞어 만든 니물(泥物)에서 금이 생성되었으며 납(鉛)을 은으로 변화시켰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다. 이 기록을 과학적인 측면에서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된 3 종의 물질(초석, 황 및 목탄)이 흑색 화약의 성분과 같다는 점에서 화약의 기원을 연상할 수 있다. 그 후에도 도교 사상에 입각한 연단술은 서양의 연금술과 맥을 같이 하면서 여러 가지 흥미로운 경험적 사실들을 발견하였다.

서진의 정사원(鄭思遠·264-322년)이 저술한 연단서인<진원묘도요약(眞元妙道要略)>에는 복화초석법(伏火硝石法)이 소개돼 있다. 즉 "황과 웅황(雄 黃·황과 비소가 함유된 광석)을 초석이 들어 있는 용기 중에서 밀폐해 가열했더니 불꽃이 발생하여 손에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이 있다. 또 "초석, 황, 웅황 및 꿀의 혼합물에 화기를 가까이 하면 격렬하게 연소하기 때문에 화상이나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기록도 있다. 다시 말하면 초석의 산소 공급 작용에 의해 황과 같은 가연제가 밀폐 용기에서도 연소하는 현상을 관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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